Cochl은 ‘Creating ears for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비전하에 우리가 가진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이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한층 더 편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세상에 이로움을 펼쳐나가는 유저분들의 성공 사례를 듣는 것이 저희의 또 다른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한얼님께서 Cochl.Sense를 사용해 2022년 XR 디바이스 콘텐츠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Unity Korea에서 시니어 엔지니어이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한얼’님의 이야기가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크나큰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얼님과 함께 어떻게 Cochl.Sense를 사용하셨는지, 어떤 꿈을 저희를 대신해서 그려주셨는지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한얼님 반갑습니다. 이번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혹시 제작하신 ‘Hawkeye’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소개해주신 것처럼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진행 중이고 우연히 해당 경진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애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청각장애인 분들이 소리를 듣지 못해서 사고를 당하는 내용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경보음을 듣지 못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그분들이 소리를 듣지 않고도 위험을 시각화하여 인지할 방법을 구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어플리케이션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위험 소리를 인지하여 즉각적으로 경고해 줄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과 인지된 위험소리를 시각화해주는 기능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Cochl의 기술과 데모 영상을 이전에 본 적이 있었고, 제가 재직 중인 회사인 Unity의 기술을 사용해서 핵심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Hawkeye 소개 영상
Q. Cochl.Sense가 핵심 기능으로써 잘 동작했길 바라네요! 혹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자 중요했던 부분이 음성인식 기술이었습니다. 만약 직접 모델을 트레이닝하고 배포까지 해야 했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데모를 만들 때도 정확도 측면에서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을지도 몰라요. 위급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를 잘 인식할 수 있는 음성인식 솔루션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Cochl.Sense를 활용하여 원하던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Unity 기술을 활용한 작업의 경우에는 단순한 시각화 정도라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간 문제상 데스크톱 환경에서만 실험해봤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스마트 글래스나 다른 XR기기를 통해 청각장애인 분들이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었다면 사용성 측면에서 더 개선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습니다.
Q. 경진대회나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사용성까지 고려하는 건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실제 사용자 피드백도 굉장히 궁금하실 것 같긴 해요.
A. 이번엔 데스크톱에서 데모 수준으로 구현했지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스마트글래스에서 구동시켜서 청각장애인 분들의 실 사용기를 듣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장애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라면, 그 5% 내에서 청각장애인은 약 15%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용자 피드백을 듣고 싶어도, 사용자 자체를 찾는 게 쉽지 않긴 합니다.
이전에 국립재활원에서 진행한 보조기기 해커톤에 참여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 풀어야 했던 문제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를 만드는 것이었고, 시청각 장애인의 경우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한층 더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었죠. 그분들이 가장 고충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에요. 소통하기 위해서는 딱 옆에 붙어 계시는 활동 보조인이나 가족분들과 ‘촉수어’를 사용해야 하기에 그분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점자 디바이스를 개선안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때 시청각 장애인은 아니지만 시각 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님의 도움을 받아 디바이스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사용 후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이런 문제를 풀 때마다 해당 장애를 겪고 있지 않은 사람의 시각에서 ‘사람들이 필요하겠지? 좋아하겠지?’ 하고 만든 해결책들이 결과적으로는 당사자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에 특히나 절대다수를 위한 해결책이 아닌, 소수를 위한 해결책을 구상할 때는 사용자 피드백을 받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왜 이런 소수를 위한 문제 해결책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를 생각해봤을 땐 상용화에 대한 부담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데모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려면 보조기기 인증받고, 보조금을 지원받아 부족한 부분을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보조기기 인가받는 과정이 좀 더 유려해진다면 이용자의 입장에 맞는 방향으로 회사나 제작자들이 한층 더 다양하고 개선된 문제 해결책들을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한얼님의 답변을 듣고 있으니 제가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네요. 사용자 피드백을 들으면 더 확실해질 부분이긴 하지만 만약 다음에 기능을 덧붙일 수 있다면 어떤 부분을 보강하고 싶으실까요?
A. 지금은 시각적인 알림 부분만 Unity로 구현했기 때문에 만약 청각장애인 분들이 주무시거나 눈을 감고 계시면 알림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각 외적인 감각을 통해서 인지할 수 있게끔 추가 구현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의 진동을 이용하는 등 촉각을 통해 알림을 줄 방법들이 구현돼야겠죠. 말씀드린 부분의 경우 XR 디바이스에 탑재되어야 하므로 어떤 XR 디바이스들이 시중에 있는지, 기능을 내장할 수 있는지 혹은 외부에서 부착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하는지를 좀 더 파악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행히도 참여했던 공모전에 국산 XR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대표님들께서 심사위원으로 오셨고, 그 중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분이 있어 차차 아이디어를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Q. 한얼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Cochl.Sense가 모쪼록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는 데 굉장히 자랑스럽네요. 이런 사례가 계속해서 많아질 수 있도록 Cochl.Sense 사용 경험에 대해서도 혹시 어떠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A. Cochl.Sense를 사용하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을 때 UX/UI 적인 부분에서는 사용하기 편리하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대시보드에 들어갔을 때 프로젝트를 만들고,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도 쉽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어서 사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Docs 페이지에 Open API Python 코드를 활용해서 사용하기 편리했고, 세팅하는 과정도 간편했습니다.
현재는 Java, JavaScript, Python만 OpenAPI로 제공되고 있는데 Unity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나 다른 개발 플랫폼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가로 Cochl에서도 Cochl.Sense를 통해 많은 분이 실제로 사용해보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Unity의 Asset Store에 Cochl의 패키지를 등록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만약 Cochl.Sense가 패키지 형태로 배포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Cochl.Sense를 활용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고, 저와 같은 사례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비 개발자분들이 직접 Open API를 통해 세팅하고 환경구축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Cochl.Labs라고 웹상에서 데모를 체험해볼 수 있는 사이트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 위 사이트를 이용해볼 수도 있겠지만, 데모 수준으로 앱에서 실행해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면 더 쉽게, 어려움 없이 접근해 Cochl.Sense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용 사례들을 공유해주는 유저들을 위한 혜택이 있다면 더 많은 분이 적극적으로 후기를 공유해주실 것 같습니다. 이미 기술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정확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Q. 좋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희도 늘 사용자분들의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Accessbility for everyone’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간편하게 저희 기술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랩스를 구현해뒀고, 실제로 23년 1분기에 앱도 출시 예정입니다. 사용해볼 수 있는 채널이 확장되면 그에 따른 콘텐츠들도 더 쉽게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가 되네요. 저희도 기술을 실제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채널과 적용할 수 있는 분야의 확장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한얼님께서도 이번 경험이 단순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진 않아요. 앞으로 계속해서 개인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실 예정이라면 다음 계획을 여쭤봐도 될까요?
A. 제 답변에서 느끼실 수 있듯 저는 장애 분야의 Assistive Technology에 아주 큰 관심이 있어요. 제가 Unity에 합류한 지 약 7개월가량 되었는데 Unity에서도 소셜 임팩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런 부분이 제가 우선으로 하는 가치와 아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도 5년 전에 큰 사고를 겪어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제가 가진 기술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고, 이 기술을 별다른 제약 없이 분야를 넘나들며 소셜 임팩트를 실현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Unity에서도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을 추구하고, DEI를 실현할 수 있는 활동들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Unity를 활용해 Able Tech의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Unity를 활용해 만들어 나가는 기술들을 오픈 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며, 이런 Assistive Technology나 소셜 임팩트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일들도 지속해서 해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메타버스 내 재활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재활 치료를 메타버스 내에서 어떻게 하면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풀어내는 것이 제가 지금 풀고자 하는 숙제 중 하나라면 두 번째는 Unity Asset store 내에서 크리에이터분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시는 발달장애 미술인 분들이 Unity Asset store에 작품을 올리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복지재단과 컨택해서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진 기술과 재능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고, 이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 제가 앞으로 계속해 나갈 일이 아닐까요?
Q. 사실 한얼님과의 이야기 전까지 Assistive Technology나 Able Tech 등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부끄러워지네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한 영향력이 한얼님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저 또한 많은 영감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한얼님께서 앞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들을 통해 세상에 어떤 임팩트를 주고 싶으신가요?
제일 중요한 건 한 단어로 말하면 ‘삶의 질(Quality of Life)’의 개선입니다. 세상은 5%의 장애인과 95%의 비장애인으로 이뤄져 있고, 대다수 환경과 시설은 95%의 다수를 기준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5%의 나머지 사람들이 적응해서 살아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부분만 개선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데 그게 잘되지 않아서 나머지 5%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모든 걸 편하게 만들어 드릴 순 없지만 제가 가진 능력을 활용해서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제 시간을 투자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해 보급하고 싶습니다.
Unity에서는 1년에 1번씩 소셜 임팩트에 대한 case award를 진행하고 있어요. 올해는 국내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아이템 중 휠체어를 탄 채로 사용할 수 있는 트레드밀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경쟁할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콘텐츠가 우수 사례로 글로벌 행사에서 뽑히게 되었어요. 이런 사례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Unity의 목표 중 하나이자 그 중심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제 개인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Cochl과도 좋은 선례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어요.
우리가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모두가 높은 질의 삶을 사는 것. 그 삶을 기술로써 구현해 나가는 것이 저 김한얼 개인의 궁극적인 꿈입니다.
한얼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Accessibility’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기술로서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그것이 모든 기술 스타트업의 사명이 아닐까요? Cochl이 만들어 나가는 기술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으로 다가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저희도 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Cochl.Sense를 활용해 세상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는 데 관심이 있으시거나,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문 두드려주세요! 모두가 행복한 삶을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