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Cochl에서 SDK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백엔드 개발자 정문성입니다. 개발자와 고양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처럼 고양이 4마리를 모시고 있는 집사이기도 합니다. 대학원 때는 임베디드 환경에서 잘 돌아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최적화를 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고, 졸업 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상용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겪고 있는 여러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어떤 업무를 하고 계세요?
Cochl의 프로덕트는 크게 Sense.API와 SDK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SDK 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iOS, Mac OS, Linux 등 SDK는 다양한 환경에서 구동될 수 있는데, 각각의 환경에 맞게 잘 동작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고, 구현하면서 사용성 증대를 돕고 있습니다. 실제 환경에서 동작하는 까닭에 미처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올 때가 있지만 제약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본 경험을 십분 살려서 일하고 있습니다.
Q. Cochl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평생 개발자로 일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어요. 학부 때 여러 경험을 했었는데 그 경험들이 제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 주었고요. 가령 산학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정용 AI 스피커가 집안의 위험 사항을 어떻게 탐지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노년 층의 경우 한번 넘어지게 되면 일어나기가 쉽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3가지 프로토타입 (목걸이, 반지, 벨트)에 자이로 센서를 넣고 갑자기 넘어졌을 때 자이로 센서값이 어떻게 바뀌는지 패턴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넘어진 상황으로 추정되는 패턴에서 일정 시간 이상으로 패턴의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바로 비상 연락을 할 수 있게끔 설계했어요. 상품화로 넘어가진 못했지만, 그 경험은 제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졸업 작품으로 손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도어락을 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다른 사람을 기술적으로 도울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기능을 모방한 프로그램입니다. 인공지능의 많은 하위 분야 중에서도 컴퓨터 비전 영역은 굉장히 활발하지만 오디오 쪽은 상대적으로 사람의 언어에만 특화되어 있어요. 그러다 우연히 Cochl이 참여했던 DCASE 워크숍 영상을 보게 되었고 제 안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을 마주했습니다. ‘왜 우리는 사람의 언어에만 집중해왔을까? 사람의 소리뿐만 아니라 여러 소리를 듣고 잘 응용하면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은 Cochl을 선택하게 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도어락 오픈!
Q. 이번 상반기 Cochl에서는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으세요?
지금까지는 이미 짜인 코드에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이 위주였습니다. 2022년에 Cochl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게 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SDK나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거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처음부터 만들어 가게 되면 더 많은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Q. Cochl로의 온보딩 과정은 어떠셨나요?
첫 커리어를 연구 중심의 회사에서 보내다 보니 개발에 집중하는 게 처음에는 은근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시작이 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었던 것 같아 아쉽습니다. Cochl의 경우 미팅과 소통이 활발한데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문화라 생소했어요. 다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업무 환경과 Cochl만의 문화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함께 일하는 Thibault는 제가 더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코드 리뷰를 하면서 많은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의 코딩 스타일이 달라 약간 당황했지만, 둘 다 합의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들고 그 기준점에 따라 코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아도 코드만 보고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다만 여전히 영어 공부의 중요성은 제게 숙제처럼 남아있어요. 개발팀 미팅이 영어로 진행되고, 저와 함께 SDK를 개발하는 팀원들 또한 외국인이라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코드 너머에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려면 약간의 노력이 더 필요하죠!
Q. 문성님은 일할 때 어떤 타입이신가요?
저는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은 편이에요. 개발자 특성일까요? 예전에는 어떤 주제가 제게 던져지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되겠지!’ 하면서 일단 다짜고짜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문제가 꼬이게 되고, 결국 뜯어고쳐야 해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밤을 새우는 등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리소스를 쏟게 되더라고요. 찬찬히 돌이켜봤을 때 질문의 대부분이 내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생각했더라면 생각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오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남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려다 보니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런 부분들을 경계하기 위해 우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문제를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많아요. 개발자의 개발 능력은 삽질에서 비롯되거든요. 질문은 어떻게 보면 빠른 지름길이 될 수 있지만 삽질의 과정을 건너뛰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분한 고민과 삽질! 을 제 일하는 방식으로 대표할 수 있겠네요. 가끔 개발이 잘되지 않을 때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해요. 
만약 개발자들을 위한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Q. Cochl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면 언제일까요?
저는 해외라고는 학부 때 중국 여행을 딱 한 번 가본 토종 한국인입니다. 제 삶의 평생 외국인을 접할 일도 없었어요. 대학원 때는 논문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학술적인 영어를 써야 했지만, 그 이외에 일상적인 영어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살아생전에 영어를 안 쓰고도 충분히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Cochl의 2차 면접에서의 면접관이 외국인 팀원인 Benjamin과 Thibault였어요. 그 사실을 2차 면접 5분 전에 알게 되었고, 굉장히 당황한 상태로 면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면접관이 외국인이라니! 무슨 정신으로 면접을 끝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2차 면접에서 합격을 통보받았을 때 사실 많이 고민했어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순수 한국인인 제가 좋아하는 개발을 하면서 외국인 팀원들과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경험을 하는 건 정말 흔치 않은 기회라 붙잡고 싶었어요. 다만 제 영어 실력이 혹시나 업무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잡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도 동시에 하게 되었고요.
이런 고민을 팀에 공유했을 때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받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팀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염려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별도로 영어 강의도 듣고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장들을 통으로 외우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많은 인풋을 들이는 만큼 아웃풋도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Q. 어떤 분들이 Cochl에 함께 하시면 좋을까요?
소통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소통의 중요성을 아는 분이 함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ochl은 지시 사항이 내려온다기보다는 함께 의견을 내고 정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견을 잘 말하고, 타인의 의견을 잘 듣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책임감 갖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 Cochl은 자율성이 보장된 문화에요. 언제 일하고, 어디서 일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이런 ‘자율'이라는 좋은 문화를 잘 이용할 수 있는 분이 오시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코클은 개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예요.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코클로 연락해 주세요!